드디어 첫째 정우가 슈퍼하이 & MK아카데미에 등록을 했다. 초등은 엄마실력, 중등은 학원실력, 고등은 자기실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등은 어느 학원에서 어떻게 배웠느냐에 따라 실력이 판가름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기주도학습으로 학원 한군데 안 다니고 최상위권을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런 아이가 내 아이일 가능성은 낮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엄친아'다.
출입문에 적힌 '상위 1%만의 특별한 교육'이라는 학원 슬로건에 발걸음이 잠시 멈칫하면서 기가 눌린다. 슈퍼하이&MK는 결과로 증명된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학원이다. 매년 10명 남짓 영재교를 보내고 있으니 더이상 말이 필요 없었다. 과학고 합격자까지 더하면 대구 지역 영재교 준비학원 중 단연 으뜸이다.
올해 학원 상담만 2차례를 갔었다. 5월달쯤 처음 상담을 갔을 때 상담 직원이 계셨고 정우의 현재 학습상태를 말씀드리니 학원에 테스트조차 하는 것이 힘들다고 말씀하셨다. "저희 학원은 중등 심화는 다 되어있어야하고 고등 공통수학 상·하 기본까지는 하고 오셔야 레벨테스트를 받을 수 있어요." 그 당시 정우는 중등 수학 개념만 대강 훑어본 상태였다. 그래도 정우가 수학,과학 영재 교육원에 2년 다녔고 학교에서도 수학을 잘하는 편이라고 말씀드려봤지만 되돌아 오는 말은 "여기 다니는 애들은 다 그래요."였다.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렸다.
먼저 고등 공통수학을 시작했다. 생각보다 힘들어하지 않고 잘 따라갔는데 문제는 중등심화였다. 블랙라벨 3 step에서 너무 어려워하고 자꾸 안할려고 했다. 이대로 지켜볼 수가 없어 7월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슈퍼하이&MK아카데미를 방문했다. 초등학생하고 수업해도 좋으니 중등 심화반이 있으면 수강을 할 수있게 해달라고 할 작정이었다.
이번에는 원장선생님께서 계셨다. 사정을 말씀드리니 원장선생님께서 흔쾌히 테스트를 한번 해보자고 하셨다. 시험시간은 2시간이었다. 시험을 치고 나오는 정우의 얼굴만 봐도 문제가 많이 어려웠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초등 5학년때 중등 개념을 했었고(6학년때는 중학교 시험을 준비하느라 초등 심화만 집중적으로 했다) 고등수학 두달 한게 전부니 풀 수 있는 문제가 없을 수 밖에 없었다.
점수가 너무 낮아 민망해 하고 있는 나에게 원장선생님은 정우가 지금까지 풀어본 문제집들을 하나하나 적으시더니 차근히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주셨다. 정우가 수학적 재능은 있는데 대구 지역 아이들에 비해서 공부량이 너무 적고 풀어본 문제집도 수준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대구과학고 자기소개서 양식과 입시를 위해 준비해야 될 포트폴리오를 알려주셨다. 지금 당장 정우가 집에서 공부해야할 목록과 과학고 진학 후 학교 커리큘럼까지 완벽한 설명에 입이 벌어졌다.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원장선생님은 '특목고 입시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유명하신 분이셨다.)
정우의 현재 실력을 알게 되자 또 마음이 급해졌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선생님께 정우가 실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지금 수업 중인 올림피아드반에 청강이라도 좋으니 들으면 안되냐고 간절한 눈빛으로 말씀드려봤다. 그 반은 오래 전부터 공부를 한 아이들이고 수업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라고 하시면서 새로 올림피아드 반이 개설되면 전화를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그리고 두달 뒤 학원에서 연락이 왔다. 그냥 지나가는 말로 고객에게 하는 멘트인줄만 알았는데 정말로 약속을 지키신 것이다. 원장선생님께서 올림피아드 반이 개설되니 정우보고 테스트를 하러 나와보라고 하셨다. 테스트를 보고 온 정우가 저번보다는 쉽다면서 잘쳤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행히 학원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영재교에 입학한 것도 아닌데 학원 레벨테스트를 통과한 것만으로도 날아갈듯이 기뻤다.
일요일 저녁 수업이라 주말을 포기하고 집에서 1시간 거리를 매주 픽업해야하지만 이보다 더 즐거울 수는 없다. 벌써 두달째 수업을 듣고 있는데 걱정한 것보다 정우가 잘 따라가주고 있다. 개념부터 확실히 다져가며 중등 심화를 깊이있게 다루니 캄캄하기만 했던 터널에 빛이 보이면서 숨통이 확 트인다. 주말 저녁까지 쉬지도 못하고 열심히 따라와주는 아이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지금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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