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잘쓰는 사람은 늘 선망의 대상이다. 언제 어디서든 글을 뚝딱 잘 써내는 사람을 보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나의 글솜씨와 자연스레 비교하게 된다. 내 아이만큼은 나처럼 살지 않도록 하겠다고 어떻게 해서든 어릴때 글쓰기 습관을 잡아주기 위해 결의에 찬 눈빛으로 아이에게 글쓰기를 강요하기도 했다. 글쓰기는 강제로 시키면 시킬수록 역효과가 났다. 때를 기다리며 마음을 내려놓고 있던 중에 큰 애가 초등 3년 때 코로나 발생으로 갑자기 집에서 있는 시간이 많이지게 되었다. 시간에 쫓겨 마음껏 책읽을 시간이 없었는데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책과 친해질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은 결과 아이가 서서히 책장을 스스로 펼치기 시작했다. 그때는 매일 인터넷으로 책을 구매해 사들였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재밌어하는 베스트셀러 위주로 샀다. 장군이네 떡집 시리즈, 개냥이 수사대로 시작해 윔키피드, 나무집으로 이어가면서 아이들이 책의 재미에 빠져들었다.
독서습관이 어느 정도 자리잡히자 글쓰기를 시키고 싶은 욕구가 다시 솟구쳐 올라왔다. 이제 막 독서의 즐거움을 안 아이에게 쓰라고 하면 책과 더 멀어질까봐 섣불리 시도할 수가 없었다. 궁리를 하다 찾은 방법이 혼자서가 아니라 같이 쓰게 하는 것이었다. 친한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모았다. 쉬운 그림책부터 같이 읽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독서노트를 적었다. 모여서 놀이하듯이 하니 아이들이 재밌어서 더하고 싶다고 아우성이었다. 6개월 정도 했을 때 직장일과 육아, 가사일까지 너무 무리한 탓에 과부하가 걸렸다. 아이들도 어느 정도 글쓰기가 자리잡아 각자 집에서 하기로 하고 결국 중단했다.
글쓰기를 진행할때 참고했던 책이 바로 '초등 매일 글쓰기의 힘'이다.
먼저 쓰는 뇌를 만들기 위해서는 독서가 필수다. 급하다고 바늘 허리에 실 매어 쓸 수는 없다. 급하게 마음 먹는 순간 아이는 영원히 글쓰기와 멀어질 수 있다. 가랑비에 옷 젖듯 천천히 시작해보자. 초등 저학년이라면 그림일기부터 시작하자. 서너줄 아무거나 낙서하듯 쓰면서 글쓰기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한다. 쉽게 시작해야 꾸준히 할 수 있고 포기하지 않는다. 글쓰기를 한번도 안해본 아이에게 글을 쓰라고 하면 막막하다. 좋은 문장을 따라쓰기부터하고 익숙해지면 생각을 표현하는 글쓰기를 넘어가자. 한문장을 쓰더라도 칭찬을 듬뿍해줘야 아이는 더 자신감을 가지고 시키지 않아도 쓰게된다.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꼭 책이 아니라도 텍스트로 된 것은 뭐든지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요즘 핫한 '티쳐스'에 나오는 조정식 선생님도 평소 텍스트 읽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일상 생활 속에서 간판, 상품설명서, 가정통신문 등 뭐든지 보이는대로 읽어보자. 신문읽기와 종이 국어사전으로 글읽기를 더 확장할 수도 있다. 우리집 책상 위에는 항상 국어사전이 있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하루에 두세 단어씩 무슨 뜻인지 맞혀보기를 하면서 어휘를 늘려가고 있다.
'글쓰기'라 하면 다들 거창하게 생각한다. 잘 쓸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은경 작가가 제시한 '아무말 대잔치, 자유 글쓰기'로 쉽고 편하게 글쓰기를 시작해 보자. 종이 한장을 두고 머릿속에서 떠오르는대로 옮겨 적는다. 놀이, 휴식의 느낌이 들도록 아무거나 막 적어본다.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한 과정으로 글쓰기가 쉽다는 것을 느끼면 성공한 것이다. 아이들에게 뭐든 상관없으니 마음대로 적어보라고 하니 낙서도 하고 같은 말을 나열하기도 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 글쓰기가 생각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다.
이제 의젓한 중학생이 된 정우는 글쓰기가 가장 쉽다고 한다. 아직 엄마 눈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아 보이지만 자기가 쓴 글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며 읽어보라고 내민다. 4년간의 꾸준한 노력 끝에 맺은 결실이다. 잘 쓰든 못 쓰든 쓰는 것이 중요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더 중요하다. 남들이 뭐라해도 자신감 뿜뿜 넘치는 정우를 보며 글쓰기를 통해 얻은 것이 단지 글 실력만이 아니라 더 큰 가치인 자존감이라는 것을 알았다. 매일의 글쓰기 습관으로 지금보다 더 빛날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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