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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 1학기를 정리하며

자녀교육

by 썬바라기 2025. 7. 2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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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학원이 정답은 아니었다.

 
아이의 중학교 생활도 이제 후반부를 향해 가고있다. 1년 반을 보내면서 알게 된 사실은 모르는 것은 약이 아니라 독이라는 것이다.
학교생활 내내 끊임없이 문제들이 터져나왔다. 하나를 해결하고 나면 또다른 문제가 불쑥 튀어나오고 더이상은 문제가 없을거라는 생각은 항상 비켜나갔다. 먼저 이 시기를 보낸 선배맘들의 정보가 절실히 필요했지만 생각처럼 필요한 정보를 얻는게 쉽지 않았다. 모든 문제들을 몸으로 겪고 부딪히면서 실패를 하고 나서야 하나씩 배우게 되었다.
 
중학교 입학했을 때만 해도 학기 말 단상에 올라가 학력우수상 정도야 별무리 없이 받을 거라 생각했었다. 지금은 안다. 단상에서 상을 받을 정도가 되려면 고등 선행이 어느정도 되어있어야하고 중등 전과정이 빈구멍없이 탄탄히 다져져 있어야 된다는 사실을.
나처럼 순진한 생각으로 학교 수업만 충실히 해서 최상위권을 유지할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일찌감치 최상위권에 대한 마음을 비우고 시작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삼육중은 시험을 치러서 온 아이들이라 확실히 기본기가 다 있는 아이들이다. 학교에서는 변별력을 주기 위해 시험을 어렵게 낼 수 밖에 없다. 1~2문제에서 최상위권이 결정되어지는데 그 킬러 문제들은 고등 과정이거나 중등 극심화 문제들이다. 이런 킬러 문제들은 시험기간에만 준비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은 급하고 해놓은 것은 없고 결국 선택한 것이 내신학원이었다. 
만병통치약처럼 내신학원에 애를 보내면 알아서 100점짜리 시험지를 가져다 줄거라 생각했다. 
2학년 1학기까지 보내고 나니 답이 보였다. 내신학원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었다. 
결국 공부는 본인이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직접 손으로 풀어봐야 자기 것이 되고 점수로 나온다. 
가르쳐주는 것만 받아먹는 공부는 공부를 한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고 마음의 위안이 될지는 모르나 고득점을 받기 힘들다. 스스로 생각하면서 한 것만이 자기 것이다. 
 

 

2-1 중간고사

 
아이는 중간고사 때 국어, 영어, 수학을 내신학원에 다녔고 나머지는 혼자서 공부를 했다. 학원에 가는 과목은 학원만 믿고 스스로 공부할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학원에서 주는 과제만 충실히 할 뿐이었다. 공부에 대한 결정권은 아이가 아닌 학원선생님이 쥐고 있었다. 
 
내신학원이 가장 독이 되었던 과목은 수학이었다. 집근처 공부방에서 내신 준비를 했었는데 삼육중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탓에 시험출제유형과 다른 방향으로 공부를 했었다. 시험을 치르기 전 수학만큼은 선생님도 워낙 꼼꼼하시고 제일 시간을 많이 투자했기에 점수에 대한 걱정은 전혀하지 않았었는데 중간고사 통틀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아이가 너무 긴장한 탓도 있었지만 시험에 출제되는 주요 문제집들을 완벽하게 소화를 못 시킨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고득점을 받으려면 새로운 유형의 문제 1~2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문제들은 기계적으로 바로 답이 나와야한다. 거기에서 시간을 단축 시키지 못하면 새로운 유형은 결국 시간이 없어 찍을 수 밖에 없다. 
 
뒤늦게 고득점을 받은 아이의 엄마에게 비법을 물어보니 삼육중 부교재인 TOT를 3권을 사서 반복해서 풀었다고 한다. 부교재에서 문제가 많이 출제되니 일단 거기서 나오는 문제는 최소한의 시간으로 다풀고 맞혀야한다. 나머지 유형의 문제들은 시중의 심화 문제집인 블랙라벨, 고쟁이 정도를 꼼꼼히 풀어보면 90점은 무난하다고 했다.
 
기말에는 비법을 알려준 엄마의 말을 믿고 과감히 내신학원을 다니지 않았다.   
혼자서 부교재 3권을 사서 반복해서 풀고 블랙라벨, 고쟁이를 오답정리까지 완벽하게 하고 시험을 치르니 고득점이 나왔다.
정보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다음으로 내신학원이 오히려 독이 되었던 과목은 국어였다. 
국어는 내신학원에서 내주는 방대한 양의 숙제를 다한다고 꼭 100점을 맞는 것은 아니다. 이 또한 학교수업에 집중하고 관련 문제집을 많이 풀어보고 본인 스스로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내신학원은 학교 선생님의 관점과 다르게 설명하는 부분도 있고 어디를 강조하고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 수가 없어 시간대비 효율이 떨어진다. 또 고등 선행이 되어있으니 중학생 사고로 풀어야 되는 문제를 너무 어렵게 생각해 틀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시행착오를 고등 전에 미리 겪어보는 것에 위안을 삼고 있다.   
 
반면 영어는 내신학원이 도움이 되었다. 삼육중 내신전문 학원이라 다년간의 시험정보를 보유하고 있었다. 
삼육중은 특히 문법의 비중이 커 혼자서 공부할 경우 출제유형과 다르게 공부할 수도 있고 너무 범위가 방대해 어디를 공부해야 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단기간에 효율을 내려면 내신학원이 득이 된다. 부교재 리딩타파를 샅샅히 외우면 절반의 점수는 받고 시작한다. 어법문제는 방법이 없다. 상당히 수준있는 문제들이 출제되니 영어문법을 탄탄히 다져온 아이들이 고득점을 받는다.
 
과학과 역사는 혼자서 시험준비를 했다. 혼자서 공부한 2과목은 100점이 나왔다. 의지할 학원선생님이 없으니 아이가 스스로 이해하고 외우면서 진짜 공부를 한 것이다. 시험을 치르기 전에는 자기가 공부한 방법이 맞는지 확신이 없어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스스로 해낸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다.    

 
 

2-1 기말고사

중간고사에서 쓴 맛을 본 수학은 집중해서 할 필요가 있었다. 절치부심으로 대부분의 시간과 에너지를 수학에 쏟은 덕분에 기말에서 점수를 만회할 수 있었다. 영어는 내신학원에 다녀서 무난하게 점수가 나왔는데 역시나 어법은 학원을 다닌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았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차곡차곡 쌓여야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을거 같다. 국어도 고등선행이 나가 있어서 인지 그렇게 어렵지 않게 기말은 치렀고 역사는 워낙 좋아하는 과목이다 보니 만점을 받았다. 
 
기말고사에서 문제는 과학이었다. 문제가 어렵게 출제가 되어 성적이 뚝 떨어졌다. 혼자서 쉽게 공부해 온 것이 이번에는 독으로 작용했다. 과학은 학원을 다녀 본 적이 없는데 혼자서 개념을 익히고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는 고난도 문제를 풀어내기에 한계가 있는듯 했다.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덕분에 과학의 부족함을 아이 스스로 느끼고 좀더 어려운 문제들을 접해봐야한다는 사실을 안 것에 만족을 한다.
 
 

한학기를 마무리하며

작년과 달라진 점이라면 성적이 낮게 나왔다고 해서 아이를 들들 볶아대며 닦달하지 않는 것이다. 내 아이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금 정도의 공부양과 선행 진도로 봐서 이 점수가 맞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무조건 잘하라고 하기보다는 시행착오를 통해 고등 때 실수를 줄이기 위한 기회라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목표를 조금 낮게 잡으니 아이와 불화도 적어지고 서로 합심해서 방법을 찾게 되었다. 
또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지금은 대입을 위한 워밍업 기간이라 생각을 바꿨다. 본격적으로 달리기 전에 숨을 고르고 준비운동을 하면서 하루를 즐기면서 보내고 있다.  
 
결국 아이는 All A의 성적표를 내게 안겨주었다. 
거북이 걸음이지만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아이가 대견하다. 
갈수록 치열해지겠지만 휘둘리지 않고 아이만의 속도를 조용히 응원하는 엄마가 되려 오늘도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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